
오늘은 마음이 계속 들썩이겠지.
연필심 하나가 부러져도, 문제 하나가 눈에 안 들어와도 “나만 뒤처진 건 아닐까” 하는 생각이 불쑥 올라올 거야.
그럴 때, 잠깐만 멈춰서 귀를 기울여봐. 지금 여기까지 온 발자국 소리를. 새벽 알람을 끄고 일어난 날들, 교과서 가장자리에 남은 밑줄들,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을 지나 결국 오늘의 너를 만들었잖아.

이건 아무도 대신 걸어주지 못한 길이었고, 너는 이미 그 길을 성실히 지나왔어.
수능 점수는 너라는 사람의 전부를 담기엔 너무 작은 그릇이야. 시험지는 지식의 몇 장면을 묻지만, 너의 진짜 실력은 긴 시간을 버티는 끈기, 모르는 걸 마주해도 마지막까지 계산해 보는 용기, 친구에게 건네던 작은 친절 같은 것들이니까.
그러니 결과가 어떻든 네가 덜 빛나는 날은 없어.

혹시 가슴이 쿵쾅거리면, 지금 이 글을 읽는 자리에서 조용히 숨을 쉬어볼래?
4초 들이마시고, 4초 머물렀다가, 6초 내쉬기.
세 번만 반복해도 어깨가 조금 내려앉을 거야. 시험장에서도 이 리듬을 떠올려. 문제와 나 사이에 숨이 먼저 들어오면, 불안은 생각보다 빨리 자리를 비켜줘.

내일(혹은 그날) 아침엔 이렇게 해보자.
첫째, 거울 앞에서 “나는 준비된 사람”이라고 또박또박 말하기.
둘째, 책상 위에 펜을 가지런히 놓고, 손바닥을 한 번 꾹 눌러 따뜻하게 만들기.
셋째, 쉬운 문제부터 차근차근, 모르는 건 표시만 하고 지나가기. 너는 벌써 이 전략을 쓸 만큼 충분히 훈련돼 있어.
기억해줘. 너는 지금 ‘점수 받는 사람’이 아니라 ‘꿈을 향해 걷는 사람’이야.
길에는 오르막도, 잠깐의 쉼표도 있어.
어떤 숫자가 적히든, 네가 해온 노력은 사라지지 않고, 너의 다음 선택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야.

그러니 오늘은 자신을 미워하는 대신, 고마워하자.
이만큼 버틴 너에게, “수고했어, 정말 잘하고 있어”라고.
괜찮아. 너는 충분하고, 내일의 너도 충분할 거야.
그 믿음 하나만 챙기고, 편히 자자.

아침 햇살이 네 어깨에 닿을 때, 그 믿음이 네 손을 잡아줄 거야.